수상개화(樹上開花)
'나무 위에 꽃을 피운다'라는 뜻으로, 본래 꽃을 피울 수 없는 나무에 조화(造花)를 진짜 꽃처럼 장식하여 상대방을 속인다는 말이다. 삼십육계 가운데 29번째 계책이다.
樹:나무 수
上:윗 상
開:열 개
花:꽃 화
철수개화(鐵樹開花:쇠나무에 꽃이 피다)가 전화(轉化)한 것으로, 원래는 지극히 실현되기 어려운 일을 비유하는 말이었다. 중국의 대표적 병법의 하나인 삼십육계에서는 병전계(倂戰計:동맹 등을 맺어 함께 싸울 때의 계략)에 속하는 29번째 계책으로 사용되었다.
그 내용은 '형세에 따라 위세를 떨치면, 작은 세력이라도 큰 세력처럼 꾸밀 수 있다. 기러기가 높은 하늘을 날 때 무리를 지어 날개를 활짝 펴고 대형을 이루어 나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借局布勢, 力小勢大. 鴻漸于陸, 其羽可用爲儀也).' 곧, 아군의 힘이 약할 때, 다른 세력이나 어떤 요인을 빌려 아군을 강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두려워하게 만들어 굴복시키는 것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장비가 장판교(長坂橋)를 필기단마로 지키며 조조의 대군과 맞설 때 수상개화의 계책을 이용하였다. 그때 유비는 조조의 군대에 쫓겨 달아나고 있었다. 장비는 20여 명의 병사를 이끌고 장판교를 지키며, 병사들로 하여금 말꼬리에 나뭇가지를 매달고 숲 속에서 이리저리 달리게 하였다.
그로 인해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 멀리서 보면 마치 대군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조조의 군대가 장판교에 이르렀을 때, 장비가 다리 앞에 홀로 서서 대적하였다. 조조는 장비의 용맹이 두렵기도 하고 복병이 있을지도 몰라 선뜻 공격하지 못하던 차에 장비가 빨리 싸우자고 내지른 벼락 같은 호통소리에 놀라 도망치고 말았다.
’나무 위에 꽃을 피운다.’
깃발이나 창 ,칼 ,북 ,꾕과리 등으로 이쪽의 병력이 많은 것처럼 꾸미는 책략이다.
적은 물론이고 동맹국 들에게도 신뢰감을 주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병력이 소수이거나 약세일 때 자주 사용되는 수법이다.
第二十九計 樹上開花
借局布勢,力小勢大;鴻漸於陸,其羽可用為儀也。
譯:借別人的局面布成陣勢,兵力弱小的看來陣容也顯得強大。
《易經•漸》卦說:鴻雁飛向大陸,全憑它的羽毛豐滿助長氣勢。
Deck the tree with false blossoms
(樹上開花/树上开花, Shù shàng kāi huā)
Tying silk blossoms on a dead tree gives the illusion that the tree is healthy.
Through the use of artifice and disguise, make something of no value appear valuable;
of no threat appear dangerous; of no use appear useful.
(병전계) 29계 수상개화(樹上開花) - 가짜 꽃으로 나무를 크게 장식하라
樹上開花 借局布勢, 力小勢大. 鴻漸于陸, 其羽可用爲儀也.
나무 위에 꽃이 피었다는 뜻으로 적을 혼란에 빠뜨려 시비를 판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계책이다. 궤사를 동원해 진세를 펼치면서 적은 병력을 막강한 병력인 양 가장한다. “기러기가 가장 높은 정상으로 날아가니, 그 날개를 접고 있는 모습이 고결해 가히 의표(儀表)로 삼을 만하다”라는 뜻을 지닌 〈점괘(漸卦)〉의 괘사와 취지를 같이한다.
[해설]
차국포세(借局布勢)의 ‘국’은 국면(局面)으로 곧 현재의 전국(戰局)을 뜻한다. 역소세대(力小勢大)의 ‘세’는 위엄과 기세를 뜻하는 성세(聲勢)의 의미다. 홍점우륙(鴻漸于陸)의 ‘점’은 원래 천천히 나아간다는 뜻이나 여기서는 구름 위의 최정상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수상개화 계책은 허장성세로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계책이다. 수상개화는 북송 말기인 1125년에 나온 《불과환오선사벽암록(佛果圜悟禪師碧嚴錄)》에서 비롯되었다. 통상 《벽암록》으로 불린다. 선종 가운데 임제종(臨濟宗)의 공안집(公案集)이다. 여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몸도 휴식 개념도 사라지니 철수(鐵樹)에 꽃이 피는 것 같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철수’를 원산지가 남방인 열대교목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북쪽에 심은 후 수년 만에 꽃이 피는 까닭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명대 희곡작가 왕제(王濟)의 《일순수기(日詢手記)》에도 철수개화 표현이 나온다.
“속담에 이르기를 일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을 철수개화라 한다.”
수상개화는 철수개화를 병법 차원에서 응용한 것이다. 상대의 이목을 혼란스럽게 해서 시비를 분간할 수 없게 만든 뒤 목적을 달성하는 전술이다. 나무 위의 조화를 마치 생화처럼 위장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조화인지 생화인지 알 길이 없다. 일종의 허장성세(虛張聲勢)에 가깝다. 호랑이 가죽으로 큰 깃발을 만든다는 뜻의 중국 속담 납대기주호피(拉大旗做虎皮)와 뜻이 통한다. 형세가 자신에게 불리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총동원해 마치 실력이 높은 것처럼 만드는 것이 요체다. 자신의 실력을 크게 부풀려 적을 헷갈리게 만든 뒤 위기를 탈출한다는 점에서 공성계(空城計)와 닮았다.
삼국시대 당시 조조가 형주를 손에 넣은 뒤 파죽지세로 남하해 당양(當陽)까지 추격해왔을 때 장비가 장판교(長板橋)에서 조조군의 추격을 저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비가 구사했던 것이 바로 수상개화 계책이다. 당시 유비는 너무나 황급한 나머지 처자식을 두고 홀로 달아났다. 조자룡이 목숨을 걸고 간신히 유비의 일점혈육인 유선을 구할 수 있었다. 이는 장비가 조조군의 추격을 저지한 덕분이었다.
장비는 《삼국연의》에 오직 용력만 있는 용장으로 그려져 있으나 뛰어난 지략을 지닌 지장이기도 했다. 그는 위기 상황인데도 당황하지 않고 계책을 짜냈다. 휘하의 기병에게 나뭇가지를 말꼬리에 묶어 숲 속을 내달리게 했다. 그러고는 홀로 장판교 건너편에 버티고 섰다. 조조군이 여세를 몰아 장판교를 넘어가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보니 다리 동편 숲 속에서 먼지가 크게 날리고 있었다. 틀림없이 복병이 있다고 생각한 조조군이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수상개화 계책이 성공했던 것이다.
이 계책은 비즈니스 전략에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세(社勢)의 허장성세다. 《손자병법》이 〈병세〉에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승리의 관건을 전세에서 찾을 뿐이다”라고 언급한 것도 수상개화 계책의 적극 활용을 주문한 것이나 다름없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와 명성 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종 매체를 통해 마케팅 선전 작업에 열을 올리는 것이 그 증거다. 이때 과장광고는 문제가 있지만 회사나 제품의 실력과 명성을 창조적이면서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도 수상개화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티즈버그 전투는 남북전쟁의 분기점이 되었던 전투다. 1863년 7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었다. 리 장군이 이끄는 남군은 펜실베이니아에 침입하여 미드 장군이 이끈 북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남군은 북군의 방어망을 뚫지 못하고 결국 버지니아로 돌아갔다. 이후 수세에 몰린 남군이 남부 방어에 급급해하는 와중에 주도권을 장악한 북군은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함으로써 승기를 잡았다. 전투가 벌어진 지 4개월 뒤 링컨은 게티즈버그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전투에서 숨진 병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당대의 웅변가로 명성을 떨쳤던 에드워드 에버렛은 2시간 동안 장광설을 펼쳤다. 열변이었다.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연설을 마친 후 흐뭇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뒤를 이어 단상에 오른 링컨의 연설을 듣고는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링컨의 연설은 단 2분에 지나지 않았다. 사용된 단어 역시 총 266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내용만큼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천고의 명문이었다. 절제된 표현, 정연한 논리, 차분한 목소리. 2분짜리 연설을 위해 글을 다듬고 또 다듬은 결과였다. 그의 연설은 현재까지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다음 구절로 대미를 장식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결코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으리라.”
링컨도 당대의 웅변가 에버렛과 함께 연단에 서게 된 것을 크게 의식했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대비될 수밖에 없었다. 병법으로 말하면 현하지변(懸河之辯)을 자랑하는 에버렛과 화려한 수식어를 나열하며 경쟁하는 것은 필패의 길이다. 정병에서 크게 밀릴 경우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병을 써야만 한다. 유일한 활로다. 링컨은 촌철살인의 정제된 문구로 현하지변을 자랑하는 에버렛을 압도했던 셈이다. 철수개화가 수상개화를 누른 경우에 속한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최고의 명문은 간명하다. 동양에서 사자성어가 수천 년 동안 팔팔한 생명력을 지닌 채 인구에 회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상개화 병법으로 김찬경 검거
파이낸셜뉴스 2012.06.24 최순웅 기자
해양경찰청 이주성 정보수사국장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의 비리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대출비리를 저지르고 예금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던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구속기소)을 검거, 수사당국의 신속한 수사에 기여한 해양경찰청 이주성 정보수사국장(경무관·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해경 등에 따르면 이 국장은 중국으로의 밀항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밀항단속을 강화하던 중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관계자가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밀항 알선책 등을 상대로 탐문을 강화하는 등 비상단속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밀항알선책을 잡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 관계자가 지난달 3일 중국으로의 밀항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해 현장에 해경 4명을 출동시켰다.
이 국장은 "밀항알선책 수사 당시 이 알선책이 말한 사람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인지는 몰랐기 때문에 해경 4명만 현장에 배치했지만 밀항시간이 다가오자 알선책으로 지역 조직폭력배 간부급이 나타나는 등 단순 저축은행 관계자가 아니라는 것을 현장에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배와 맞서기 위해 수상개화(樹上開花)의 묘책을 썼다. '앙상한 가지만 있는 나무에 가짜 꽃을 달아 풍성한 나무처럼 꾸민다'는 수상개화의 병법처럼 대형 스포트라이트를 수개 동원해 많은 해경이 출동한 것처럼 꾸민 것이다.
이 국장은 "최소인원이 현장에 있었지만 작전이 성공해 간부급 조직폭력배들도 반항 없이 검거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김 회장은 자신이 밀항하려 한 것이 아니고 돈을 전달하러 온 사람이라고 속이려 했지만 현장에 나가 있는 경찰들이 속지 않아 검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김 회장을 검거하자마자 합수단 측에 알리고 통상 10일 이상 걸리는 수사 절차도 최소화해 김 회장에 대해 신속한 수사가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최운식 합수단장은 "유관기관의 협조 없이는 수사 착수 후 40여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주주 4명을 모두 검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블 클릭] 통계 마사지
서울경제 2013/06/18 권홍우 논설실장
이명박 정권의 통계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 불평등의 정도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는 신(新)지니계수를 개발하고도 지난해 대선을 의식해 발표를 늦추고 내용을 일부 누락시켰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입을 다물고 통계청은 부인하는 모양새다. 누가 맞는지 여부를 떠나 확실한 것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이다. 다만 여기에는 '통계가 객관적이고 정확하다면'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자랑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는 인간의 본성에 속한다. 손자병법 36계 '수상개화(樹上開花)'편에는 자신을 부풀려 적을 속이고 승리를 따내는 '허장성세(虛張聲勢)'가 나온다. 동서고금의 주요 전쟁에서 전과(戰果)를 부풀린 대표선수는 단연 구 일본이다. 일본 대본영은 승전보만 과장해서 전했으나 결말은 패망이었다. 걸프전에서 미국도 내내 전투결과를 과장 발표한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역설적이지만 미 국방부가 발표한 통계에 대한 의문 제기가 승리로 귀결됐다고 말할 수도 있다. 검증은 이토록 중요하다.
△경제통계 조작에 관한 한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마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통계담당자가 '밤 하늘의 별도 재배열할 수 있는 게 통계'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은 반대였다. 대표적인 경제통계인 국민계정에서 1999년 '레벨 5'에 올랐다. 유엔으로부터 영국과 벨기에, 스페인보다도 높은 수준의 통계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은행 출입기자로서 '한국은 통계선진국'이라는 기사를 쓰던 기억이 생생하다.
△통계는 집단의 현상을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기에 다양한 해석과 추정을 낳을 수 있다. 시위대와 경찰의 참가인원 추산, 피해자와 소방당국의 화재 피해액 산출, 파업 손실 추정 등이 그 사례다. 그래도 국가통계만큼은 예외다. 정책과 비전의 원천인 국가통계는 신뢰가 생명이다. 14년 전에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국가통계의 일부라도 신뢰성 훼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거꾸로 가는 우리 사회의 방향성을 말해준다. 전 정권이 임기 내내 부르짖었던 '국격'을 떠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시대다.
소설 삼십육계-수상개화(樹上開花)
박현수기자의 블로그
명나라 시대는 환관들의 횡포가 극심했다. 그 전인 원나라때까지만 해도 1천여명을 밑돌던 거세당한 남자들, 환관들이 명 만력제때는 10만여명을 넘어섰다. 강제로 거세당한 경우가 대부분인 환관들의 경우 평생 한을 품고 궁중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자신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도 않으면서 부려먹기만 하는 명의 조정에 원한을 품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들이 공식적인 조정을 대신하는 엄인들(환관)들만의 정부를 만들기로 하고 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이 치밀하게 그려졌다. 수상개화(樹上開花)란 등나무 줄기가 거목을 감고 올라가 꽃을 피우는 것처럼 황제라는 큰 나무를 꼭두각시로 만들어 그 위에 환관들의 꽃을 피우겠다는 엄인들의 책략을 의미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영정과 왕채건,위진충이라는 인물이 엄인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나온다. 특히 인상적인 인물은 이영정이다. 만력제의 노여움을 사 무려 17년을 쇠사슬에 묶인채로 살면서도 엄인들의 조정을 만들기 위한 집념을 포기하지 않고 만력제의 손자 주유교를 목각에 심취하도록 만든다.
만력제가 46년의 치세를 마치고 죽자 그의 아들이 즉위하지만 엄인들의 치밀한 계략에 밀려 독살되고 아는것이라고는 목각밖에 없는 주유교가 태창제로 즉위한다.
그 다음부터는 환관들의 천하. 이영정과 왕채건이 조종하고 위진충이 전면에 나서 충의를 부르짖고 명의 부흥을 외치는 동림당,유학자들의 무리를 철저하게 배척해 나간다.
환관들의 횡포와 전횡에 뜻있는 인사들은 모두 조정에서 쫓겨나거나 맞아 죽고 엄인들의 세상이 오는가 싶었지만 태창제가 23이란 젊은 나이에 숨지면서 이들의 천하도 끝이 난다. 명의 마지막 황제로 등극하는 숭정제는 이들의 속셈을 눈치채고 하나씩 하나씩 이들을 제거해 나간다.
여기서 인상깊은것은 이영정이란 인물이다. 그는 왕풍이란 청년에게 "환관은 뿌리를 거세당했지만 공맹지도를 부르짖는 소위 책 읽은것들은 정신을 거세 당했다. 황제가 아무리 무능해도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보호하려 하고 그걸 명분으로 삼아 그럴듯하게 치장한다. 황제가 폭군이라도 그걸 뒤집을 생각을 못한다. 백성들이야 죽건말건 충의만 부르짖는 배운것들은 정신을 거세당한자들이다. 이들은 어쩌면 환관보다 더 불쌍하다. 환관은 거세당한 사실을 알지만 그들은 그조차 알지 못한다"
한참을 곱씹었다. 참 의미심장한 말이다 싶다. 내가 즐겨쓰는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자를 위해 죽는다는 말 역시 정신을 거세당한 먹물들의 자가당착 혹은 자기합리화가 아닐까 싶어서다.
제 29 계 수상개화(樹上開花)
“수상개화”의 계는, 남의 이목을 혼란시켜 시비를 분간할 수 없게 하여 자기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책략이다. “나무(樹)”는 세력을 크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빌려 온 것으로, 그것은 남의 성세(聲勢)일 수도 있고, 남의 역량(力量)이거나, 아니면 객관적인 형세일 수도 있다.
*借局布世, 力小勢大. (차국포세, 역소세대.)
“수상개화”는 남의 역량을 빌려 자기의 실력을 증강시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모종의 조건들을 이용해서 거짓된 상을 만들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운용할 때에는 반드시 물이 흘러서 도랑을 이루듯 자연스럽게 해야 하며 절대로 너무 갑작스럽게 하거나 융통성 없이 운용해서는 안 된다.
원 문
借局布世, 力小勢大. 鴻漸於陸, 其翼可用爲儀也. (차국포세, 역소세대. 홍점어륙, 기익가용위의야.)
번 역
남의 형세를 빌어 유리한 진세(陣勢)를 구축하여, 병력이 비록 적더라도 기세(氣勢)는 매우 크게 한다. 기러기가 높은 하늘로 날아 오르는 것은 모두 그 날개가 조성하는 풍만한 기세에 힘 입은 것이다.
해 설
“수상개화”는 “철수개화(鐵樹開花)”에서 변화 된 것이다. <벽엄록(碧嚴錄)>에 “體去歇去, 鐵樹開花 (체거헐거, 철수개화)”가 나오고, 또 <왕경일(王鏡日):순년경(洵年鏡)>에, “속담에 이르기를 일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을 ‘철수개화’라 한다”가 나온다.
“수상개화”의 계는, 남의 이목을 혼란시켜 시비를 분간할 수 없게 하여 자기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책략이다. “나무(樹)”는 세력을 크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빌려 온 것으로, 그것은 남의 성세(聲勢)일 수도 있고, 남의 역량(力量)이거나, 아니면 객관적인 형세일 수도 있다. “수상개화”의 계를 운용함에 있어서는 우선 치밀하게 공을 들여 좋은 “나무(樹)”를 선택한 다음, 교묘하게 “꽃(花)”을 그 위에 배치해야 한다.
생활에서의 활용
<36계>와 군사-장비(張飛), 지혜로 조조(曹操)군을 물리치다
이 계가 군사 상에 사용될 때는, 자기의 역량이 비교적 약하지만, 우군 세력을 빌리거나, 아니면 다른 조건들을 이용해 거짓된 상을 만들어서, 자기 진영의 세가 큰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즉, 다시 말하면, 전쟁 중에 각종 조건들을 능숙하게 동원해 자기의 성세(聲勢)를 강력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장비가 뛰어난 맹장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그가 지용을 겸비했다는 것은 모두들 잘 모른다. 유비는 군사를 일으킨 초기, 조조와의 교전에서 여러 차례 패하게 된다. 유표가 죽은 후, 유비는 형주에 있었는데 세력이 아주 미미했다. 이 때, 조조가 군사를 이끌고 남하해 완성(宛城)에 이르자, 유비는 황망히 형주의 군민을 이끌고 강릉(江陵)으로 퇴각했다. 같이 철퇴하는 백성들이 워낙 많다 보니 철퇴하는 속도도 무척 느렸다. 조조군이 당양(當陽)까지 추격해 와, 유비의 군과 일전을 벌였는데 유비가 패퇴하여, 심지어 자신의 처자와 아들도 혼란 중에 흩어지게 되었다. 유비는 허둥지둥 도망치기 바빠, 장비에게 뒤를 막고 추격병을 저지하도록 명령했다.
장비는 불과 2~30 기의 기병만 있었는데 어떻게 조조의 대군을 대적할 수 있을 것인가? 장비는 위험에 처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머리를 굴려 마음 속에 한 가지 계책을 세웠다. 그는 거느리고 있던 기병들에게 모두 숲속으로 들어 가 나무 가지를 꺾어 말 꼬리에 묶게 한 후 숲속을 달리게 했다. 장비는 혼자서 흑마를 타고서 장팔사모를 비껴 들고는 위풍당당하게 장판교(長板橋) 위에 서서 추격병을 기다리고 있었다.
축격병들이 도착해, 장비 혼자서 말을 타고 창을 비껴 든 채로 다리 위에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는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또한, 다리 동편 숲속에는 먼지가 휘날리고 있었다. 숲속에 틀림없이 복병이 있다고 생각한 조조의 추격병은 바로 그 자리에 멈추었다. 장비는 2~30 기의 기병만으로써 추격하는 조조군을 저지해, 유비와 형주 군민이 무사히 철퇴하도록 하였으니 이가 바로 “수상개화”의 계책이었던 것이다.
<36계>와 비즈니스-브랜디, 미국 시장을 사로 잡다
“수상개화”의 계는 현대 기업 경영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책략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는 바로 세(勢)를 조성하는 것이다. “전쟁에 유능한 장수는 세를 중요시 한다(善戰者, 求之於勢).”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쟁탈전에서는, 기업의 신용과 명예, 제품의 명성과 명예가 아주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래서 기업의 경영자는 각종 매체를 이용해서 기업의 이름을 높이고, 제품에 대해서는, 적시에, 적절하게, 광범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는 선전을 통하여 기업의 지명도를 확대하고 자사 제품의 대 소비자 친밀도를 제고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여야 한다.
프랑스의 술 브랜디는 프랑스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잘 팔리는데 반해, 미국 시장에서는 대량 판매가 쉽지 않았다. 미국 시장을 파고 들기 위해, 브랜디 회사는 많은 돈을 들여 미국인의 음주 습관을 전문적으로 조사도 하고, 각종 판촉 수단을 동원해 보았지만, 그 방법이 단조로웠던 탓에 효과가 미미했다.
이 때, 커린스라고 하는 판촉 전문가가 브랜디 본사 사장에게 한 가지 판촉 방법을 제출했다: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67 세 생일을 맞아 대통령에게 브랜디 술을 선물하고, 이 기회를 이용해 미국에서의 브랜디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 시장을 뚫고 들어 간다.
브랜디 회사의 사장은 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회사는 먼저 미국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 쓰기를: “존경하는 국무장관 귀하, 프랑스 국민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 내기 위해,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67 세 생신을 맞아 67 년간 숙성한 브랜디 두 통을 선물로 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저희들의 성의를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후, 그들은 이 사실을 미국과 프랑스 양국의 신문에 연일 보도하였다. 마치 평지에 일성 뇌성이 울리듯이, 브랜디 회사가 미국 대통령에게 브랜디를 선물한다는 뉴스는 미국 방방곡곡의 화제가 되었다.
술을 증정하는 그 날, 백악관 앞의 잔디는 사람들로 들 끓었다. 네 명의 잘 생긴 프랑스 청년들이 과거 프랑스 궁정의 시위대 복장을 하고서, 선물을 들고서 천천히 들어 오자 모인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갈 듯 했다. 대통령의 생일이 마치 프랑스 브랜디 주 환영 의식처럼 된 것 같았다.
이 일 이후, 브랜디 주를 다투어 사는 열풍이 미국 각지에서 일어 나게 되었다. 한 때, 브랜디 주는 미국의 국가 연회와 가정 식탁에 가장 빈번히 오르는 술이 되었다.
<36계>와 처세 - 에이런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유
“수상개화”의 계를 처세에 사용하는 것은 흔히 하는 말 대로, “호랑이 가죽으로 큰 깃발을 만들다(즉, 겉 모양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다; 拉大旗做虎皮)”라는 것이다. 형세가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자기가 약소한 정황일 때,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역량들을 빌려서 자기의 영향력을 키우도록 하는데 본 계의 묘미가 있다.
죤 에이런은 미국 국회의원인데 유모어감이 풍부한 것으로 이름이 났었다. 그가 의원으로 당선될 때에도 몇 마디의 유모어 때문에 최후의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당시, 에이런의 경쟁 상대는 유명한 토커였다. 토커는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장군이었으며 이미 몇 차례 의원을 역임한 사람이었다.
선거 유세 중, 토커는 자신의 우세를 여지없이 다 활용하였다. 그는: “여러분께서는 아마도 17 년 전의 어느 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저는 부하를 이끌고 적과 한 판의 사투혈전을 벌였습니다. 여러분께서 그 지극히 힘들었고 어려웠던 전투를 잊지 않으신다면, 그리고 온갖 괴로움을 무릅쓰고 조국에 평화를 가져온 사람을 잊지 않으셨다면, 저에게 한 표를 던져 주십시오!”
사람들은 확실하게 토커의 연설에 마음이 움직였고, “우리는 토커를 원한다!”고 소리 질렀다. 토커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에이런이 등단해서 연설하였다: “신사 숙녀 여러분, 토커 장군은 분명 그 전투에서 공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승리는 병사들의 피가 응고되어 이루어 진 것입니다. 당시 저는 토커 장군 휘하의 졸병으로써, 목숨을 걸고 적진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가 막사에서 편안히 잠자고 있을 때, 저는 무기를 들고 그를 보호였습니다. 여러분, 토커 장군에게 공감하시는 분은 그에게 표를 주십시오. 만약 제게 공감하시는 분은 제에게 한 표를 주십시오. 반드시 여러분의 신임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에이런의 이 연설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토커에게 기울었던 민심을 되돌려 놓았다. 결과는 에이런의 승리로 그는 의원에 당선되었다.
에이런의 책략이 바로 “수상개화”로써, 여기서 “나무(樹)”는 바로 토커였다. 그는 토커의 공로에 더 하여서, 그가 토커보다 더 힘이 들었고 공로가 더 컸다는 것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에이런이 승리한 중요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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