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이 주는 작은 가르침
그립다는 말은
진정 애정이 없이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지난일이 그리워지는 것은
풋풋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시간 위의 유한존재이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기에
인간의 일이란 항상 그리움이 남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지나가버린 것들만 그리운 것은 아니다.
어느 시인의 싯귀처럼 "곁에 있어도 그리운" 그리움도 있다.
이런 그리움은 애정 보다도 오히려 존경심에 뿌리가 가깝다.
요즘처럼 물질만능의 시대엔
머리와 손만 커지고 가슴은 점점 작아진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대인은 가치관 혼돈증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신의 자릴 지키면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은 감동적임에 분명하다.
세태는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을 비웃는 일이 허다하다.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이 시대엔 참으로 힘든 일이다.
길섶이나 논자락에서 이름없이 자라는 풀들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들풀속에서 우리시대 위대한 반편들을 본다.
그 풀들이 피워내는 꽃들은 화려하지도 않고 작지만
질긴 생명력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흔한 우리 주변의 들꽃을 보면서
우리시대의 아름다운 얼굴들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은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참으로 큰 위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오늘도
이름없는 오솔길 길섶에서 보았던
들꽃들을 그리워 한다.
왜냐하면
사람처럼 조석으로 변하거나
복선을 깔지도 않고
쉽게 자리를 바꾸지도 않으면서
늘 그 자리에서
척박한 환경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꽃을 피우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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