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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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있다는 것이 기쁨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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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면서 덧없음의 눈물만 흘리거나 남을 원망하면서 삶에 대한 허무감에 젖지 않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성스러운 존재와,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일구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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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나의 삶을 돌아보면 부끄럼 없이는 떠올리지 못하는 일들이 많고 후회스러운 일들도 많다.
그런 과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쁘게 살아 있고 나의 미래가 설레임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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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내가 늘 완벽하게 기쁘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해탈하지 않는 한 완벽하게 기쁠 수 없는 존재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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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생의 큰 흐름이 기쁨과 설레임으로 이루어저 있다면
얼마간의 슬픔이나 우울 따위는 그 흐름 속에 쉽게 녹아 없어진다는 것도 자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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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쩌다 이런 행운과 함께 늙고 있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더 늙어서도 더욱 깊은 기쁨과 설렘의 골짜기에 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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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지만 젊고 나이가 많지만 싱싱한 영혼으로 현재를 살고
미래를 깨우는 일에 정성을 바치면서 삶을 끝없이 열어가는 모습이 그립다.
겨울 나그네 / 심수봉
겨울이 좋아 좋아 하얀 눈이 좋아
말없이 앉았다 가는 사람 추억을 묻고서
다시는, 다시는 올 수 없는 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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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앉았던 그 날 그 자리 기쁨과 슬픔 모두 버리고 사랑 이루지 못한 체
하얀 겨울속으로 그 님 떠나 보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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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다시는 올 수 없는 그 겨울
그대와 앉았던 그 날 그 벤치 기쁨과 슬픔 모두 버리고 사랑 이루지 못한 체 하얀 겨울속으로 그님 떠나 보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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