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방 엄마!!!! 한림정(신방현) 2007. 12. 13. 08:53 버스에 앉아서 창밖을 보니,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인지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게 보입니다.차창밖으로 난전을 펼쳐 놓은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새댁, 산나물이 좋아.. 한단 사가.. 검게 그을린 손과 얼굴에는 힘들게 살아오신 삶이 엿보입니다.산나물을 사가라고 하는게 아니라 힘들고 고달픈 자신의 삶의 일부를 사가지고 가라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씁쓸합니다.그 할머니를 또 보게 됐습니다.제가 근무하는병원에서 말입니다.누워있는데 배가 산달을 맞이한 산모보다 더불러와 있고,숨쉬기가 힘든지 색색거리고 있습니다.아들은 병실에 와보지도 않구 며느리의 얼굴은 본적도 없습니다.돌아가셨는지 아닌지 확인하려는지 전화만 하루에 한통씩 걸려옵니다.물을 마실수 있게 드렸습니다.제 손을 잡으시는 할머니의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아들이 왔냐는 할머니의 말씀에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대답하지 못하고 돌아서는데 할머님께서는 아들의 변명을 하십니다.바빠서 그래 우리 아들이 바쁘거든 ...배에 찬 물은 할머님을 힘들게 했습니다.돌아가실 그날까지..첨이자 마지막이었던 할머님의 원망 이 귓가에 맴돕니다그 놈의 자식 가기전에 에미한테 얼굴이나 한번보여주지......좋은차에 좋은옷에 화려한 보석으로 치장한.. 이런 소도시에선 볼수없는 사람들이 영안실에 왔습니다.할머니의 귀한 아들이었습니다.그들이 입은 유명샵의 옷은 누더기보다 못했고,그들이 머문자리에선 악취가 났습니다.구역질이 납니다. 그들의 모습에,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런 부분에 말입니다.집에 계신 부모님이 너무나 보고 싶어집니다.가끔 안부전화하면 당신의 근황보다 우리의 일이 더 걱정되시는분들입니다.살아계실때 감사하고 감사해 합시다.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습니다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후론...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Jeg Ser Deg Sote Lam - Susanne Lundeng 저작자표시 비영리 동일조건